2017/08/07

[현장소식] 회복적 정의 연수 – 자활센터

처음 자활센터 참여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의뢰가 들어왔을 때 고민이 된 것이 사실이다. 자활센터의 도움을 받아 무너진 삶을 일으켜가는 중이지만 참여주민이 자활센터를 만나기까지 많은 아픔과 슬픔 그리고 좌절을 겪으면서 때로는 생의 끝자락까지 몰리게 되는 절박한 경험이 있을 거로 생각하니 더욱 고민이 깊어졌다. 이런 분들에게 ‘회복적 정의 패러다임’과 ‘공동체’라는 주제가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낯선 이야기로 느껴지거나 더러는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을 거라는 걱정이 앞섰다.

무엇보다 교육내용에 신뢰서클이 들어가기 때문이었다. 신뢰서클이라는 것이 자신을 드러내면서 이야기하는 시간인데, 참여주민에게 어떤 방식으로 안전한 공간을 경험하게 할 수 있을까 언뜻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실무자와 상의하면서 이런저런 준비를 했지만 교육을 시작할 때까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강의장에 10여 분 일찍 도착했는데 이미 참여주민들이 서클로 둘러앉아 강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분이 있어 긴장이 많이 풀렸다. 인사를 나누고 여는 서클로 교육을 시작했다.

그런데 서클이 진행되면서 교육 전 오래 고민한 것이 기우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말을 할 때 수줍어하는 분이 많았지만, 차분히 또 편안하게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서로 비슷한 입장에 서 있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을 유대감이 서클을 북돋웠고, 과장되지 않은 소박한 희망과 감사로 긍정적인 공간이 만들어졌다. 신뢰서클 이후에 진행한 회복적 정의와 공동체 강의는 생경한 개념과 단어의 나열이었을 텐데도 눈을 반짝이며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분이 많았고, 회복적 정의에 대한 평가와 질문 등 내용에 관한 반응도 기대 이상이었다.

교육을 마치고 몇 가지 기억에 남는 것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앞으로도 이런 시간(신뢰서클)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교육을 진행하는 사람도 모든 교육에서 크든 작든 배울 점이 있기 마련인데, 자활센터 교육은 훌륭한 배움의 경험이 되었다. 무엇을 배웠는지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이렇다. 신뢰서클을 더 신뢰하게 되었다. “모든 사람은 나눌 이야기가 있고 모든 이야기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서클 프로세스」 중에서)는 문장을 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그래서 이 문장을 오래 기억하게 될 것만 같다.

한국평화교육훈련원  이형우 조정팀장, 한정훈 연구원